[정의]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의 전주 이씨 영해군파 묘역에 있는 조선 전기의 왕족 이인의 신도비.

[개설]

이인(李仁)[1465~1507]의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자는 자정(子靜)이다. 영해군(寧海君) 이당(李瑭)의 장남이며 어머니는 임천 군부인(林川郡夫人) 평산 신씨(平山申氏)이다. 광양현부인(光陽縣夫人) 진주 유씨(晋州柳氏)와 혼인하여 슬하에 완천군(完川君) 이희(李禧), 강녕군(江寧君) 이기(李祺) 등 4남 2녀를 두었다. 1474년(성종 5) 열 살 때 영춘군(永春君)에 봉해져 정의대부(正義大夫)에 올랐고, 5년 뒤에는 승헌대부(承憲大夫)가 되었다. 이어 사옹원 제조(司饔院提調)를 지낸 후 품계가 숭헌대부(崇憲大夫)에 이르렀다.

1506년(연산군 12) 둘째 아들 강녕군 이기의 가택 사건으로 부자와 형제가 유배를 당하였으며, 이 때 이인 또한 남해로 귀양을 가기도 하였다. 가택 사건이란 강녕군이 꽃밭이 잘 가꾸어진 가택을 가지고 있었는데, 연산군의 내폐(內嬖)가 이를 탐내어 빼앗고자 하였다. 강녕군이 요구에 불응하자 연산군에게 이를 고자질하였고, 연산군은 크게 노하여 주인과 가노를 붙잡아 가두고 문초하고 결국 유배를 보낸 사건이다. 1506년(중종 1)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 풀려나 복직되고 정국 원종공신(靖國原從功臣)에 녹훈되었다.

[건립 경위]

이인 신도비는 1509년(중종 4) 9월 후손들이 이인을 추모하는 뜻으로 건립하였다.

[위치]

도봉산 남쪽 무수골 기슭[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산81번지, 도봉동 산82번지]에 전주 이씨 영해군파 묘역이 위치해 있다. 전주 이씨 영해군파 묘역은 다시 서편과 동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편 묘역 최상단에 영춘군 이인 묘와 이인 신도비가 자리 잡고 있다.

[형태]

상하 두 단의 받침돌 위에 비좌(碑座)를 얹고 그 위에 백일석(白一石)으로 만든 비신(碑身)과 이수(螭首)를 얹은 이수형의 2면 비로, 비좌·비신·이수가 모두 개별 석재로 만들어졌다. 비좌의 윗면에는 연꽃잎 무늬를 장식하였고 전면과 측면에는 안상을 새겼다. 이수의 전면과 후면에는 여의주를 두고 다투는 이무기 한 쌍을 비대칭적으로 양각하였다. 이무기 주변으로는 구름무늬가 조각되어 있다. 비좌는 높이 58㎝, 너비 108㎝, 두께 65㎝이다. 비신은 높이 88㎝, 너비 40㎝, 두께 15㎝이다. 이수는 높이 41㎝, 너비 61㎝, 두께 21㎝이다.

[금석문]

신도비 전액(篆額)은 ‘목성공 신도비명(穆成公神道碑銘)’이며, 비제(碑題)는 ‘유명 조선국 숭헌대부 영춘군 신도비명 병서(有明朝鮮國崇憲大夫永春君神道碑銘幷序)’이다. 앞면 끝 부분에 “정덕 사년 구월 일 립(正德四年九月日立)”이라고 제작 연대가 쓰여 있다. 비문은 당시 영의정 남곤(南袞)이 글을 짓고, 해서체의 당대 최고 명필 김희수(金希壽)가 썼다. 그 내용은 이인의 생애와 가계를 약술하고 공을 기렸다.

[현황]

현재 소유 및 관리는 전주 이씨 영해군파 종친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전주 이씨 영해군파 묘역은 1997년 12월 31일 서울특별시 유형 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16세기 초를 대표하는 돌비로서 임당 정공 신도비(林塘鄭公神道碑) 등 17세기 돌비의 선례가 된다. 또한 비문 중에는 도봉(道峯), 노원(蘆原) 등 현재 서울특별시 도봉구 및 노원구 지명이 나타나는데, 금석문으로는 최초로 실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자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