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90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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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岳麓-村居-初-道峯山- |
이칭/별칭 | 「장지악록촌거 조춘우중 망도봉제산」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서울특별시 도봉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인규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629년 -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 저자 박세당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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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652~1655년 무렵 -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 창작 |
저자 몰년 시기/일시 | 1703년 -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 저자 박세당 사망 |
배경 지역 | 도봉산 -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
성격 | 한시 |
작가 | 박세당 |
[정의]
1652년부터 1655년 사이에 박세당이 초봄의 도봉산을 바라보며 지은 칠언 율시의 한시.
[개설]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는 1652년(효종 3)부터 1655년(효종 6) 사이에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1629~1703]이 악록(岳麓)의 촌거(村居)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道峯山)을 바라보다가 문득 도봉산의 봄 풍경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지은 한시이다. 여기에는 그가 세상에 드러나기를 스스로 경계하며 살고자 한 것과 청한(淸閑)한 삶에 대한 소망이 드러나 있다.
이 시의 원제는 「장지악록촌거 조춘우중 망도봉제산(將之岳麓村居 早春雨中 望道峯諸山)」으로 박세당의 문집 『서계집(西溪集)』 제1권 「시(詩)」에 수록되어 있다. 박세당은 젊었을 때 자신이 지은 시 48수를 모아 「잠고(潛稿)」라는 제목으로 시편을 묶었는데, ‘잠고’는 박세당의 젊었을 때 호(號)인 잠수(潛叟)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잠수’의 의미는 ‘잠겨 있는 늙은이’, 즉 ‘은둔자’라는 뜻인데, 박세당 또한 은거를 표방하여 이러한 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구성]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는 8구로 구성된 7언 시로 초봄 비를 맞고 있는 도봉산의 모습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수련(首聯)에서 도봉산의 원경을, 함련(頷聯)에서는 도봉산의 근경을 형상화하고 있다. 작자의 시선을 원경에서 근경으로 이동시키면서 도봉산의 비 내린 봄 풍경을 입체적으로 구성하였다. 수련과 함련이 도봉산의 자연 경물을 다루고 있다면 경련(頸聯)에서는 사람의 공간으로 시선을 옮겨 놓았다. 선경후정(先景後情)의 전통적 한시 구성을 따르기 위한 포석이다. 경련에서 형상화된 쓸쓸하고 고즈넉한 사람의 공간은 앞에서 형상화한 도봉산의 풍경과 어우러지며 미련(尾聯)에서 작자의 감회로 마무리되고 있다. 시선과 감정의 변화가 적절히 배치된 구성이라 할 수 있겠다.
[내용]
춘운저불간수류(春雲低拂澗水流)[봄 구름 나지막이 계곡물 스쳐 흘러가고]
점점요산우외부(點點遙山雨外浮)[점점이 먼 산봉우리는 빗줄기 너머 떠 있네]
세초욕생재대갑(細草欲生纔戴甲)[연약한 풀은 돋아나려고 껍질을 이제 막 쓰고]
유화미발이포두(幽花未發已苞頭)[그윽한 꽃이 피기도 전에 앞서 망울이 맺혀 있네]
황원수무무인종(荒園數畝無人種)[몇 이랑의 황량한 정원은 가꾸는 사람 없고]
로옥삼간차객류(老屋三間借客留)[세 칸 낡은 집 손님에게 내주었네]
독거독래환자괴(獨去獨來還自愧)[홀로 왔다 홀로 가도 스스로 부끄러우니]
십년종적만유유(十年蹤跡漫悠悠)[십 년 종적이 그저 유유할 뿐이라네]
[특징]
제2구에 ‘부(浮)’, 제4구에 ‘두(頭)’, 제6구에 ‘류(留)’, 제8구에 ‘유(悠)’의 운자를 사용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가 수록된 ‘잠고’는 대략 1652년부터 1655년까지 박세당의 출사(出仕) 초기의 작품이다. 박세당은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경계하면서 살고자 했던 인물로 보인다. 어느 날 빗속의 도봉산을 바라보면서 그 풍경을 마치 스케치하는 박세당은 산의 모습과 주변 상황까지도 시를 통해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박세당이 석천동에 은거를 하였던 때는 마음껏 자연을 노래하고, 혼탁한 세상에서 멀리한 기쁨을 누리는 시기이기도 했다. 비록 정치적으로는 현실에서 멀어진 선비였지만, 도봉산과 같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삶에 대해서 강하게 애착을 가진 시기였던 것이다. 또한 박세당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지녔을 당시에 창작한 「악록의 촌거에 가면서 초봄에 빗속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다」에는 이러한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분출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