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시인 정철훈이 서울특별시 도봉구 창동에 있는 창동역을 배경으로 하여 쓴 자유시.

[개설]

「창동역에서」는 시인 정철훈[1959~ ]이 창작한 작품으로, 시집 『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민음사, 2002]에 수록되어 있는 자유시이다. 서울특별시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동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창동역에서」는 창동역 아래에 즐비해 있는 포장마차들 중, 수족관이 딸린 포장마차 안에서 술을 마시는 화자가 어두운 수족관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다양한 어족들의 모습을 현실의 삶과 연결 짓고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

「창동역에서」는 전체 1연 17행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유시이다.

[내용]

「창동역에서」

창동역 교각 아래서 술을 마셨다/ 봄이었고 어두워지고 있었다/ 포장마차 수족관에서 안주를 골랐다/ 보리새우 떼가 까만 눈과 더듬이를 치켜들고/ 수면 위 어둠을 바라보았다/ 해삼 녀석들은 지들끼리 몸을 더듬어/ 유리 벽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붉은 멍게는 잔뜩 물을 먹어 팅팅 불은 채/ 물결치는 대로 바닥을 굴렀다/ 나는 기어오르는 놈도 구르는 놈도 싫었다/ 수족관에도 어두운 몽상가가 있었고/ 무언의 드라마 같은 것이 있긴 있었다/ 자유로운 것은 오징어들의 쏜살같은 성깔이었다/ 오징어 한 접시를 시켜 그들의 자유를 씹었다/ 질겅질겅 어족들의 마지막 낙원에서/ 봄을 마시고 씹어야 했다/ 세상은 수족관의 밝기만큼 어두웠다.

[특징]

「창동역에서」의 특징은 창동역 부근에 즐비해 있는 포장마차촌과, 그중에서도 수족관이 딸려 있는 포장마차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작가는 어두운 수족관 속에서 헤엄치는 다양한 어족들의 행태를 의인화하여 현실의 삶과 비교함으로써 어두운 수족관의 모습과 어두운 현실 속의 삶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의의와 평가]

「창동역에서」는 어두운 수족관에 있는 다양한 어족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것을 현실에서의 인간의 삶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고단하고 어두운 서민들의 삶을 대변하고 그러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는 데에 시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