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8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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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tory of Geunubawi Rock |
이칭/별칭 | 「근우바우」,「하늘나라 공주의 반지」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북면 외산리 |
집필자 | 안경희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북면 외산리에서 천지 창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2년 의창군에서 출간한 『내 고장의 전통』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하고도 아주 먼 옛날, 아직 지상에 산이며 바다, 들이며 강이 하나도 그 형태조차 만들어져 있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하늘에는 상제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공주가 그만 실수를 해서 소중하게 갖고 있던 반지를 지상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하늘나라에 비상이 걸렸다. 상제는 즉시 믿을 만한 신을 골라 수색대장으로 임명하고 지상에 내려가 공주의 반지를 찾아오라고 명령하였다.
상제의 특명을 받은 신은 지상에 내려왔다. 그러나 도대체 어디로 가야 반지를 찾을 수 있을지 난감하기만 하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당시만 해도 지상의 땅은 모두 질퍽한 진흙판이었기 때문이다. 상제의 특사인 신은 혼잣말로 투덜댔다. “이거 정말 야단났군. 도대체 반지를 어디 가서 찾는담.” 그렇다고 상제의 명령을 어기고 그냥 되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신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한참을 고심하던 신에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군.’
그 생각이란 지상의 진흙판을 모조리 한 번씩 손으로 뒤져 보는 일이었다.이렇게 해서 그때 상제의 특사가 손으로 한 번씩 거머쥐었다 놓은 진흙은 뒤에 굳어져서 그대로 산이 되었고, 손바닥으로 한 번 쓰다듬어 본 것은 들판, 깊이 후벼서 판 곳은 바다, 그리고 또 손가락으로 그어 본 것은 강이 되었다 한다.
[모티프 분석]
「근우바위」의 주요 모티프는 ‘지상에 반지를 떨어뜨린 공주’와 ‘반지를 찾으러 지상에 내려온 신’이다. 지상이 아직 무질서한 까마득한 옛날, 산과 바다와 들과 같은 자연이 탄생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자연물창조유래담이다.
「근우바위」와 비슷한 유형의 천조 창조 이야기로 1930년 손진태가 채록한 「창생가」가 있다. 「창생가」는 “태초에 하늘과 땅이 붙어 있었다. 미륵님은 사방에 철기둥을 세워 하늘과 땅을 나누었다. 이때 해와 달이 각각 두 개씩 있어서 낮은 너무 뜨겁고, 밤은 너무 추웠다. 미륵님은 해 하나를 떼어 큰 별과 작은 별을 만들고, 달 하나를 떼어 북두칠성과 남두칠성을 만들었다.”는 천지 창조의 유래를 싣고 있다.
제주도의 서사 무가인 「천지왕본풀이」에서도 한국의 천지 창조 신화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널리 퍼져 있는 광포 전설 중 하나인 「홍수 설화」에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탄생담을 담은 이야기도 전승되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해와 달의 탄생을 이야기한 「연오랑세오녀」가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천지 창조의 유래를 담고 있는 신화나 전설과 달리 「근우바위」는 민담의 형태로 전승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근우바위」의 화소로 등장한 진흙 이미지는 신화의 진흙 모티프와 비슷하다. 신화에서 지상의 자연물이 원초의 해저(海底)에서 가져온 진흙에 의하여 창조되기도 하는데, 이런 진흙 모티프가 「근우바위」에도 수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내용에 ‘근우바위’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근우바위」란 제목이 어떤 연유로 붙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