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農閑期)는 선조들이 고된 노동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모산마을은 1970년대 후반 비닐하우스로 수박을 재배하면서 농한기가 없어졌다. 마을의 주요 작물인 수박 수확이 끝나면 후작으로 그 자리에 벼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벼농사를 경작하면 땅의 힘을 회복시키고 병충해를 예방해 주는 등의 수박농사에 보탬이 되기도 하여 대부분의 농가에서 윤작(수박과 쌀,...
1960년대 노지재배를 할 당시 마을의 농가에서는 수박의 씨앗을 땅에 심어 재배하였다. 그런데 땅의 지력이 약한 상태에서 씨앗을 바로 심게 되면 질병에 걸려서 ‘조금 자라다 죽는’사례가 빈번히 일어났다. 그리하여 1970년대 초반 농가에서는 씨앗을 땅에 바로 심지 않고, 온실에서 씨앗을 발아시켜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집에서 모종을 기르는 것을 ‘자가모종’이라 하는데, 집에서...
아무리 ‘튼튼한’ 모종을 심는다 해도, 수박의 특성상 질병에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한 까닭에 농가에서는 ‘질병을 잘 이겨내도록’ 접목을 시도하였다. 접목은 다른 용어로 접붙이기라고도 부른다. 서로 다른 두 나무의 일부를 잘라 한 그루의 나무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접목을 하면 모종이 잘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양의 과실을 수확할 수 있어 대부분의 농가에서...
수박모종을 심고 난 후 순(싹)이 자라나는데 한 달이 되는 시점에 순 따기를 한다. 잎과 줄기 사이에 여러 개의 순이 나오는데, 마을의 농가에서는 가장 먼저 나온 순을 원순, 원순 가지에 나온 순을 아들순, 아들순 가지에 나온 순을 손자순이라 부르고 있다. 원순 한 줄기(줄기의 열여덟에서 스무 마디 정도)와 아들순을 반대 방향으로 하여 두 줄기를 남겨 놓고 모두 따야 한다. 그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