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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 풍속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901570
한자 歲時風俗
이칭/별칭 세시,세사,월령,시령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서울특별시 도봉구
집필자 육민수

[정의]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역에서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되풀이하여 행하는 의례적인 생활 풍속.

[개설]

세시 풍속이란 음력 정월부터 십이월까지 해마다 같은 시기에 반복되는 전승 의례를 말한다. 이를 세시(歲時), 세사(歲事), 월령(月令), 시령(時令) 등이라고도 한다. 세시 풍속은 대개 농경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명절, 절기 등에 행해지던 놀이와 의례로서 생활의 활력소를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풍농의 기원 등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의례였다.

[봄]

정월에는 다양한 세시 풍속이 행해졌다. 한 해를 시작하는 설날 아침에 큰집에 모여 세찬(歲饌)과 세주(歲酒)를 차려 놓고 차례를 지냈으며,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렸다. 설날이나 대보름에는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귀 밝아라, 눈 밝아라.”라는 덕담을 하며 마신다. 이 술을 마시면 사기(邪氣)를 없애며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아침에 각 집의 앞마당으로 복조리가 날아 들어오기도 하였다. 복조리는 한 쌍이 되도록 두 개를 엇갈리게 묶어서 던져 놓는데 이는 화목하라는 뜻이며, 복조리 값은 대보름 무렵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설날 밤에는 야광귀가 와서 마당에 있는 신발을 신어 보고 맞는 것이 있으면 신고 간다는 믿음이 있어 신발을 감추어 두거나 혹은 장대에 체를 걸어 놓는 풍속이 있었다. 야광귀가 체의 구멍을 세다가 헛갈려서 다시 세고 하는 사이에 날이 밝아 물러간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월 대보름에는 여러 집의 오곡밥을 먹어야 좋고, 혹은 백 집의 밥을 먹어야 좋다는 믿음 때문에 걸식을 다니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백가반(百家飯)이라고 하였다. 대보름에는 고구마순, 더덕, 도라지, 무나물, 숙주나물, 시금치, 호박고지, 취나물 등을 이용하여 보름나물을 해 먹었다. 다섯 가지 이상의 나물을 먹었는데, 보름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또 보름에는 복쌈을 먹었다. 찰밥이나 밥을 김장 김치에 싸서 먹는 것인데, 이를 먹으면 복을 받는다고 하여 복쌈이라고 부른다. 한편 잣, 호도, 밤, 땅콩과 같은 부럼을 깨 먹었다. 부럼을 먹으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또 마을의 농악대가 집집을 다니며 지신에게 고사를 올리고 땅을 밟으며 잡신을 몰아내 주는 지신밟기를 하였다. 도봉구에서는 옥수뜨기 풍속이 있었는데, 보름날 새벽 우물에 나가 물을 떠야 일 년 내내 우물물이 펑펑 쏟아진다는 믿음이 있었다. 보름에는 더위팔기도 행하였다. 보름날 아침에 지인을 찾아가서 “내 더위 사 가게.”라고 하면 더위를 판 것이 되며, 이를 통해 한여름 겪어야 할 더위를 팔았다고 생각하였다. 보름 무렵 나쁜 운수를 물리치고 좋은 복을 받기 위해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그 안에 동전이나 지전을 넣고 집 밖에 버리거나 혹은 인형을 태우거나 강에 버리기도 했는데, 이 인형을 제웅이라고 하였다. 보름날 아침에 개에게 밥을 조금 주고 아침 이후에는 더 주지 않았는데, 이를 개보름쇠기라고 하였다. 이는 그렇게 하면 개가 일 년 내내 밥을 토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대보름 전날 저녁에 부잣집의 흙을 몰래 파서 자기 집 마당에 뿌리는 복토(福土) 훔치기도 하였다. 14일 아침 혹은 낮에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도 행하였다. 이는 감나무, 대추나무처럼 열매를 맺는 나무의 갈라지는 곳에 돌멩이를 끼워 넣는 것인데, 나무는 여자를, 돌은 남자를 상징하여 많은 수확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보름날 낮에는 소나무를 쌓아 만든 달집을 태우는데, 불이 꺼질 때 그 위를 세 번 왔다 갔다 하면 액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보름날 밤에는 달맞이를 했는데, 높은 곳에 올라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또 이 날 밤에는 쥐불놀이도 했다. 논둑과 밭둑에 불을 놓아 쥐불놀이를 했는데, 잡귀 퇴치와 잡초 태우기의 의미가 담겨 있다. 보름밤에 다리[橋]를 밟으면 신체의 부분인 다리[脚]가 일 년 내내 건강하고 또 액을 막을 수 있다고 하여 다리밟기를 하였다. 열두 다리를 건너면 일 년 열두 달 동안의 액을 면한다고 생각하였다. 다리밟기는 답교(踏橋)라고도 부른다.

2월 1일에는 검은콩을 볶아 먹으면 좋다고 하여 검은콩을 볶아 먹었으며, 또 이날을 머슴날이라고 하여 머슴을 하루 쉬게 해 주었다. 한식에는 성묘를 했는데, 조상 묘에 제사를 지내기 전에 산신(山神)이나 토지신(土地神)에게 먼저 제사를 드렸다. 한식에는 불을 때지 않았기 때문에 불로 익힌 음식을 먹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 성묘를 가서는 간단한 제사를 지내고 개사초(改莎草)를 하기도 하였다.

정월의 대표적인 풍속은 연날리기이다. 특히 정월 보름에는 연에 ‘송액(送厄)’, ‘송액영복(送厄迎福)’의 글을 써서 날려 보냄으로써 재앙을 쫓아내고자 하였다. 땅에 작은 구멍을 내고 5~6m 떨어진 곳에서 이 구멍으로 돈을 던져 넣는 돈치기도 정월에 많이 행했으며, 널뛰기윷놀이도 정월의 대표적 세시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윷놀이에 사용하는 윷을 세 번 던져서 나오는 결과를 보고 신년 운세를 점치는 윷점도 행해졌다. 윷점처럼 새해의 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다섯 개의 바둑돌과 같은 나무쪽에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의 다섯 자를 새겨서 던진 결과를 통해 길흉을 점치기도 했다.

삼월 삼짇날 무렵에는 진달래, 개나리 등 온갖 꽃이 한참 피어 있을 때여서 남녀노소가 산이나 계곡을 찾아가서 꽃을 보며 가지고 간 음식과 술을 나누며 하루를 즐긴다. 3월에는 밀가루 전에 진달래 꽃잎으로 장식을 한 화전을 만들어 먹는 화전놀이를 즐겼다.

[여름]

초파일 에는 절에 가서 소원을 적은 연등을 달고 불공을 드린다. 사찰마다 열리는 법회, 관욕식, 연등 행사, 탑돌이 등에 참석하여 부처의 탄생을 기리고 집안의 평화와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요즘에는 사찰에서 음악회를 열어 불교 신도 이외의 사람들에게 문화적 행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단오 에는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았다. 창포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좋아진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남자들은 주로 씨름을 했는데, 도봉동 마을 아래의 중랑천 모래밭에서 씨름판을 열었다. 마을 청년들이 힘을 겨루고, 또 음식도 먹으며 하루를 즐겼다. 부녀자들은 주로 그네를 탔다. 한편 단오를 맞아 가정의 평안, 농사의 풍년 등을 염원하는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유두 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는데, 부정한 것을 동류수에 씻어 버리고 또 무더위를 이겨 내고자 한 것이다. 산이나 계곡에서 탁족 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또 이때는 햇과일이 나오기 때문에 참외나 수박 같은 과일과 함께 국수, 밀전병 등을 조상에게 올리는 유두천신(流頭薦新)을 지내기도 한다. 한편 삼복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 개장국, 삼계탕, 보리밥과 파국 등을 먹었다. 개장국은 보신탕 혹은 사철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개고기를 삶은 후 파, 닭, 고춧가루 등과 같이 끓여 만든다. 혹은 삼복에 팥과 멥쌀로 만든 죽을 먹거나, 민어를 사다가 탕을 끓이거나 약병아리를 잡아서 삼계탕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가을]

칠석 에는 밀전병과 막걸리를 준비해서 칠성님께 제를 지냈다. 이를 밀고사라고 했는데, 애호박을 썰어서 밀가루를 묻혀 밀전병을 부치고, 이를 상 위에 차려 놓고 ‘칠성님께 드립니다.’라고 말한 후에 먹는다. 백중에는, 이날을 호미 씻는 날이라고 하여 일꾼들을 하루 쉬게 하였다. 밭일이나 논일이 거의 끝나고 한가한 시기여서 술, 떡 등의 음식을 장만하여 산이나 계곡을 찾아가서 먹고 마시고 풍물을 치며 하루를 즐겁게 놀고 호미를 씻어 치운다.

추석에는 각 가정에서 햇곡식과 햇과일을 준비하여 추석 차례를 지낸다. 차례를 지낸 후에는 성묘를 가기도 하는데, 제수를 준비해 가서 묘에 진설해 놓고 성묘를 한다. 묘의 풀을 뽑고 깨끗하게 관리하기도 한다. 한편 추석빔을 입고 나들이를 나가기도 한다. 인근 공원이나 영화관에서 가족과 함께 추석 연휴를 즐긴다. 추석 음식의 대명사는 송편인데, 쌀가루를 반죽하여 그 안에 콩과 팥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만든 후 솔잎을 놓고 찐다. 추석은 한가위, 혹은 팔월 천신(八月薦新)이라고도 한다.

중양절 에는 등고(登高), 즉 높은 곳에 오르는 풍속이 대표적이다. 또 가을의 대표적 꽃인 국화를 감상하기도 하였으며, 국화주를 마시기도 하였다. 단풍이 한창인 때이기 때문에 북한산, 도봉산 등에 올라 단풍 구경을 많이 한다.

[겨울]

상달인 10월의 오일(午日)이나 다른 길일을 택해 성주신(城主神)에게 기원하는 성주제를 행한다. 쌀가루와 붉은팥으로 만든 시루떡을 찌고 술이나 청수(淸水)를 준비하여 성주신, 조상신, 터주신 같은 신 앞에 차려 놓은 후, 주로 주부가 손을 비비면서 가족의 평안을 빈다. 그러고는 떡을 나누어서 부엌, 각 방, 화장실, 대문 앞 등에 놓는다. 또 음력 10월 중 길일을 택하여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묘에서 시제(時祭)를 지낼 때 조상 묘에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산신이나 토지신에게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동지 는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긴, 따라서 낮이 가장 짧은 날인데, 이날 이후 낮이 다시 길어지기 때문에 태양이 부활하는 것으로 해석된 날이다. 동지에는 팥죽을 끓여 먹었는데, 새알심이라는 것을 동그랗게 뭉쳐서 이것을 나이 수대로 넣어서 먹었다. 또 팥죽을 끓여 동지고사를 지내고 장독간, 부뚜막, 헛간 등에 한 그릇씩 놓아두기도 한다. 또 ‘깊은 사랑’이라는 움집을 만들었는데, 어른 가슴 정도의 깊이로 땅을 파서 나무를 엮어 만들었다. 이 안에서는 멍석, 짚신, 바구니 등을 짜기도 하는 등 일종의 경로당 역할을 했는데, 추수가 끝난 뒤에 만들었다가 이른 봄에 해체하였다.

섣달그믐 무렵에는 을 쇠기 위한 준비를 한다. 방앗간에서 떡을 빼 오며 수정과, 식혜, 강정 등 제수나 손님맞이를 위해 필요한 음식을 준비한다. 섣달그믐 2, 3일 전부터 그믐밤 사이에 묵은세배를 다닌다. “일 년 건강하셨으니 고맙습니다.” 등의 인사말을 하는데, 이를 구세배(舊歲拜)라고도 한다. 또 섣달그믐에는 밤새도록 자지 않는데, 이를 수세(守歲)라고 한다. 방, 부엌, 화장실 등 집안 곳곳에 불을 켜 둔 채 잠을 자지 않는다. 이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하는 말이 전해 오는데, 온 가족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방송을 시청하며 밤을 보낸다.

[현황]

세시 풍속은 농경 문화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현재는 고유의 농경 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도시 문화가 확장되었기 때문에 세시 풍속의 의의 및 중요성도 이에 비례하여 약해진 상태이다. 서울특별시 도봉구의 경우 농업 인구가 감소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고유의 세시 풍속도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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